계절을 그리다 — 봄날의 꽃과 캘리그라피
봄은 눈으로 피고, 마음으로 져간다. 오늘은 봄날의 꽃과 함께했던 캘리그라피의 순간들을 꺼내본다. 1.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붓을 든다봄이 오면 자연스레 붓을 들게 된다.아직 아침 공기에는 겨울의 찬 기운이 남아 있어도, 햇살의 결이 바뀌는 순간 나는 알 수 있다.아, 봄이구나.그 계절의 기운은 글씨를 타고 온다.유채꽃이 핀 산책길, 벚꽃잎이 흩날리는 도심 골목, 개나리와 진달래가 담벼락을 채우는 마을 어귀—이 모든 것이 캘리그라피의 배경이 된다.봄의 글씨는 다르다.힘을 뺀 획, 부드러운 곡선, 따뜻한 간격.나도 모르게 그런 느낌을 담게 된다.단어를 선택할 때도 ‘소풍’, ‘햇살’, ‘설렘’, ‘꽃잎’, ‘기다림’ 같은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그 단어들을 써내려가는 동안, 나는 봄을 ‘보고’ 있는 게 아..
2025.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