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 그 사이를 이어준 것은 한 획의 손글씨였다.
오늘은 동호회와 외부 활동 속에서 만난 따뜻한 순간들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시작은 작은 모임이었다
처음엔 그저 나 혼자 붓을 들고 글씨를 쓰던 시간이 전부였다.
하지만 어느 날, 이 따뜻한 시간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회사 동호회를 만들게 되었다.
함께 붓을 잡고, 종이 앞에 앉아 조용히 글씨를 써내려가는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말보단 마음이 오가는 시간, 손끝에서 흐르는 감정이 우리를 연결해주었다.
동호회는 시간이 지나며 단순한 ‘활동’ 이상의 의미가 되었다.
회사 밖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고, 처음엔 떨리는 마음으로 외부 교육장에 들어섰지만,
눈을 반짝이며 붓을 쥐는 수강생들을 볼 때마다 오히려 내가 더 배웠다.
손글씨를 통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 그건 언제나 벅찬 경험이었다.
2. 잊지 못할 순간들, 그리고 사람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캘리 작가님을 초청해 열었던 작은 행사였다.
작가님의 손끝에서 쏟아지는 감성과 작품들을 함께 마주했던 그 날,
우리 모두는 다시 ‘글씨가 가진 힘’을 새삼 느꼈다. 누군가를 초대하고,
사람들과 공간을 함께 채워가는 일도,
그 자체로 커다란 캘리그라피였다.
붓으로만 하던 활동도 점차 다양해졌다.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로도 작업해보았고, 화선지 위에 물을 흘리듯 글씨를 쓰기도 했다.
어느 날은 종이 카드를 만들어, 작은 응원 메시지를 써서 동료들에게 나눠주었다.
“오늘도 잘하고 있어요”, “당신의 하루에 햇살이 머물길.” 말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
그 카드 한 장이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신입사원 교육에서 ‘자신에게 쓰는 격려 메시지 시간’을 일부러 넣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자신의 이름을 쓰고, "힘들 땐 이 글을 다시 읽어줘"라고 조심스레 써내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글씨가 얼마나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느꼈다.
3. 글씨로 남긴 시간들이 고맙다
그 모든 시간들을 돌아보면, 나는 참 많은 방식으로 캘리그라피를 활용해왔다.
엽서, 카드, 전각, 디지털 작업,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까지.
그 어떤 하나도 형식만으로 끝난 적은 없었다.
항상 ‘마음’을 담으려 했고, 그 마음은 고스란히 사람들에게 닿았다.
가끔은 “글씨 쓰는 게 그렇게 좋으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쓰는 글자, 나 자신을 위로하며 남기는 문장, 그 모든 것이 나를 살게 했고, 사람들과 연결시켜주었으니까.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모든 순간들이 참 감사하다.
붓을 쥐고, 종이 앞에 앉아, 마음을 꾹 눌러 담아 한 글자씩 적어내던 그 시간들.
비록 짧은 만남이었을지라도, 글씨는 늘 기억 속에 남아 우리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주었다.
캘리그라피는 나에게 ‘사람’이었다.
함께한 이들, 나눴던 글귀, 전해졌던 마음. 그것이 있었기에 나는 이 여정을 이어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손글씨로 마음을 쓰고, 나누고, 기억할 것이다.
📌 추신: 함께 나누는 캘리그라피, 이렇게 활용해보세요
- 직장 내 이벤트에서 손글씨 응원 메시지 카드를 만들어보자. 감동이 배가 된다.
- 팀 교육/워크숍 중에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캘리 메시지’ 시간을 넣어보자.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된다.
- 작은 전시나 온라인 캘리 엽서 배포도 추천한다. 말보다 강한 손글씨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캘리그라피도 충분히 감성적이다. 아이패드+캘리 앱(프로크리에이트 등)으로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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